92단계긴 작업은 쪼개고 맥락은 관리하기
큰 일은 단계로 나눠 맡기고, 대화가 무거워지면 요약을 받아 새 대화로 옮긴다.
걸리는 시간 · 읽기 약 10분 · 따라 하기 약 45분 · 난이도 ★★☆ 실무
이 단계를 마치면
- 큰 일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판단이 들어가는 단계 뒤에서 멈춰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 대화를 새로 옮겨야 할 신호를 알아채고, 인수인계 요약을 받아 고친 뒤 새 대화로 옮길 수 있다.
- 매번 다시 말하는 규칙을 프로젝트 지침, 메모리, 스킬, CLAUDE.md 가운데 알맞은 곳으로 옮길 수 있다.
신입 사원에게 "보고서 써 와"라고 말하고 사흘 뒤에 받았다고 해 보자. 첫날 방향을 잘못 잡았다면 바로잡는 데 다시 사흘이 든다. 첫날 저녁에 목차만 먼저 보자고 했다면 한 시간이면 끝났을 일이다. 긴 일을 맡길 때 생기는 문제는 대개 두 가지다. 한꺼번에 맡겨서 중간 판단이 숨어 버리거나, 한 대화에 너무 오래 머물러 처음 규칙이 흐려진다. 일은 단계로 쪼개고, 대화에 쌓인 무게는 덜어 내자.
한꺼번에 맡기면 판단이 숨는다
한 번에 맡긴 큰 일의 결과는 대개 멀쩡해 보인다. 문제는 그 안에 숨은 판단이다.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지, 무엇을 뺐는지가 결과물 뒤에 가려진다. 중간에 방향이 틀어져도 끝에 가서야 알게 되고, 그때는 어디서 틀렸는지 찾기도 어렵다.
쪼개면 틀린 곳이 단계 하나로 좁혀지고, 고칠 범위도 그만큼 줄어든다. 판단은 사람이, 작업은 Claude가 하는 구조도 저절로 생긴다. 91단계의 "한꺼번에 맡기기"를 막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쪼개는 세 원칙
첫째, 단계마다 눈으로 확인할 결과물이 하나씩 나오게 한다. 기준표, 걸러 낸 목록, 항목별 메모 같은 것들이다. "검토하기"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단계는 확인할 수 없다.
둘째, 판단이 들어가는 단계와 작업만 하는 단계를 나눈다. 기준을 정하거나 우선순위를 매기거나 무엇을 뺄지 고르는 판단 단계 뒤에서는 사람이 멈춰서 결과를 본다. 정해진 기준을 적용하거나 형식을 바꾸는 작업 단계는 몇 개를 이어서 맡겨도 괜찮다.
셋째, 앞 단계의 결과를 다음 단계의 입력으로 분명히 가리켜 넘긴다. "위에서 정한 기준표만 써서", "2단계에서 확정한 목록 열두 곳만 대상으로"처럼. 이렇게 하지 않으면 Claude가 앞에서 버린 기준이나 후보를 슬쩍 다시 끌어온다.
얼마나 잘게 쪼갤지는 다음 표를 기준으로 삼자.
| 상황 | 쪼개는 정도 | 이유 |
|---|---|---|
| 결과물이 한 문단이고 틀려도 곧 고칠 수 있다 | 쪼개지 않는다 | 확인 비용이 더 크다 |
| 결과물에 판단이 하나 들어 있다 | 판단 한 번, 작업 한 번의 두 단계 | 판단만 먼저 본다 |
| 판단이 둘 이상 이어진다 | 판단마다 멈춘다 | 앞 판단이 틀리면 뒤가 전부 헛수고다 |
| 밖으로 나가는 결과물이다 | 마지막에 사람 확인 단계를 따로 둔다 | 되돌릴 수 없다 |
| 같은 단계를 매주 반복한다 | 스킬이나 자동화로 만들 후보로 적어 둔다 | 손으로 쪼갠 순서가 곧 설계도가 된다 |
72단계에서 워크플로를 단계별로 적어 본 것과 같은 생각이다. 자동화든 Cowork든, 손으로 한 번 쪼개 본 사람이 잘 맡긴다. Claude Code의 플랜 모드도 같은 원리로, 계획을 먼저 받아 읽은 뒤에 실행을 허락한다(26단계).
오래 머문 대화는 흐려진다
쪼개서 맡기다 보면 대화가 길어지고, 두 번째 문제가 생긴다. 세 시간짜리 회의가 끝나 갈 무렵 누군가 "처음에 뭐라고 정했더라?" 하고 묻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Claude도 비슷하다. 처음 지시, 바꾼 지시, 버린 초안이 한 대화에 쌓이면 지금도 유효한 규칙이 무엇인지 가려내기 어려워진다. 한계에 가까워지면 앞부분이 정리되거나 더는 이어 갈 수 없다는 안내가 뜨기도 하는데, 처리 방식은 앱과 요금제에 따라 다르고 수시로 바뀐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긴 대화에서 처음 정한 규칙이 온전히 지켜지리라 믿으면 안 된다.
같은 규칙을 되풀이하며 "절대로", "반드시"를 붙여 봐야 잠깐 돌아왔다가 다시 흐려진다. 이럴 때는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다. 새 대화를 열면 된다.
| 신호 | 의미 | 할 일 |
|---|---|---|
| 처음 정한 말투나 형식이 무너진다 | 앞쪽 지시가 흐려졌다 | 인수인계 요약을 받아 새 대화로 |
| 버린 초안이나 뺀 후보가 다시 나온다 | 무엇이 유효한지 뒤섞였다 | 요약에 "버린 안"을 따로 적게 한다 |
| 같은 규칙을 두 번 넘게 다시 말했다 | 규칙이 대화 안에만 있다 | 규칙을 프로젝트 지침으로 옮긴다 |
| 대화를 더 이어 갈 수 없다는 안내가 나온다 | 한계에 닿았다 | 요약을 받아 옮긴다. 다음부터는 그 전에 받아 둔다 |
한계에 닿은 뒤에는 요약을 받기도 어렵다. 판단 단계 하나를 마칠 때마다 요약을 받아 두면 안전하다. 쪼갠 단계의 경계가 곧 대화를 옮기기 좋은 때다.
인수인계 요약과 대화 밖에 둘 것
인수인계 요약에는 사람 사이의 인수인계서처럼 목적, 확정된 결정, 지켜야 할 규칙, 남은 일, 자료 위치를 적되 하나를 더 붙인다. "버린 안"이다. 검토했다가 버린 안을 적어 두지 않으면 새 대화의 Claude가 그 안을 다시 꺼내 온다. 요약은 한 화면을 넘기지 않게 한다.
요약은 그대로 믿지 않는다. 긴 대화에서 뽑은 요약은 그 대화의 흐릿함까지 물려받는다. 붙이기 전에 적어도 "확정된 결정" 항목만은 원문과 하나씩 대조한다.
더 좋은 방법은 반복되는 맥락을 처음부터 대화 밖에 두는 것이다.
| 반복되는 것 | 둘 곳 | 다시 볼 단계 |
|---|---|---|
| 이 일에 늘 쓰는 규칙과 기준 자료 | 프로젝트 지침과 프로젝트 지식 | 5단계 · 같은 설명은 프로젝트에 한 번만 |
| 나에 대한 사실(직책, 즐겨 쓰는 형식) | 메모리 | 6단계 · 메모리와 대화 기록 관리하기 |
| 늘 같은 순서로 하는 절차와 양식 | 스킬 | 제5부 |
| 사내 도구를 만들 때의 규칙 | CLAUDE.md | 25단계 · Claude Code 설치와 첫 실행 |
Claude Code에서도 한 세션에서 오래 작업하면 처음 규칙이 흐려진다. 대화를 요약해 줄이거나 비우는 슬래시 명령이 있는데, 이름과 쓰임은 도움말에서 확인한다. 비우기 전에 지켜야 할 규칙이 CLAUDE.md에 들어 있는지 먼저 본다. 파일에 있는 규칙은 대화를 비워도 살아 있다.
현장 장면
소프트웨어 회사 영업본부의 이 본부장이 고객사 목록 엑셀을 올리고 이렇게 쓴다.
우리 고객사 목록 보고 올해 재계약 위험 고객을 찾아서 대응 전략까지 써 줘.
답으로 위험 고객 열다섯 곳과 곳마다 세 줄짜리 전략이 돌아온다. 그런데 올해 계약을 늘린 대형 고객이 명단에 있다. 이유는 "최근 문의 건수가 많아서"다. 이 본부장이 보기에 문의가 많다는 건 오히려 잘 쓰고 있다는 신호다. Claude가 스스로 정한 기준이 달랐고, 그 차이가 전략 열다섯 개 전부에 번져 있었다.
이 본부장은 같은 일을 네 단계로 나눠 다시 맡긴다. 1단계는 판단이다. "재계약 위험을 판단할 기준 후보를 다섯 개 제안해 줘. 기준마다 목록의 어느 열을 쓰는지 적어. 아직 고객을 고르지 마." 이 본부장은 "문의 건수"를 빼고 "최근 석 달 사용량 감소"와 "담당자 교체"를 남긴 뒤 "계약 만료 석 달 이내"를 더한다. 2단계는 작업이다. "위에서 확정한 기준 세 개만 써서, 둘 이상 해당하는 고객만 걸러 줘." 아홉 곳이 걸러진다. 3단계는 다시 판단이다. 아홉 곳마다 위험 이유를 두 줄로 받되, 근거 없는 추측에는 [영업 담당 확인]을 붙이게 한다. 담당 영업에게 물어 보니 한 곳은 이미 재계약 논의 중이라 명단에서 뺀다.
4단계를 맡기려는데 이상한 일이 생긴다. 초안 곳곳에 명단에서 뺀 그 고객사 이름이 다시 보이고, "문의 건수 증가"가 위험 신호로 슬쩍 되살아나 있다. 한 대화에서 기준을 바꾸고 후보를 넣다 빼는 사이 무엇이 최종인지 뒤엉켰다. 이 본부장은 인수인계 요약을 받는다. 읽어 보니 "버린 기준" 항목에 문의 건수가 빠져 있고, 확정 명단은 아홉 곳으로 적혀 있다. 두 곳을 고쳐 새 대화의 첫 메시지로 붙이고 "위 요약의 확정 명단 여덟 곳만, 3단계 메모만 근거로 대응 방안을 곳마다 세 줄로" 맡긴다. 이번 전략은 이 본부장이 동의한 기준과 직접 확인한 사실에만 기대고 있다.
요청은 늘었고 대화도 하나 더 열었지만, 실제로 고친 것은 1단계의 기준 하나와 요약의 두 군데뿐이었다. 이 본부장은 메모를 남긴다. "1단계 기준표를 가장 많이 고쳤다. 다음 분기에는 이 기준표를 프로젝트 지식에 넣고 시작한다."
따라 하기
- 이번 주에 맡기려던 큰 일 하나를 고른다. 성공 기준: 그 일의 최종 결과물과 읽을 사람을 한 문장으로 적었다.
- 아래 첫 번째 프롬프트로 단계 나누기부터 받는다. 실행은 아직 맡기지 않는다. 성공 기준: 단계마다 눈으로 확인할 결과물이 하나씩 있고, 판단 단계에는 [멈춤] 표시가 있다.
- 첫 단계만 실행시키고 결과물을 본다. 맞으면 다음 단계로, 틀리면 그 단계만 고친다. 성공 기준: 다음 단계를 맡길 때 앞 단계 결과물을 "위에서 확정한 ○○만 써서"처럼 이름으로 가리켰다.
- 판단 단계를 하나 마칠 때마다, 또는 앞의 신호 표에 나온 신호가 보이면 두 번째 프롬프트로 인수인계 요약을 받는다. 성공 기준: 일곱 항목이 모두 채워졌거나 [확인 필요] 표시가 붙어 있다.
- 요약의 "확정된 결정"과 "버린 안"을 대화 원문과 대조해 고친 뒤, 새 대화의 첫 메시지로 붙여 다음 단계를 맡긴다. 성공 기준: 끝까지 대조했고, 새 대화의 첫 답부터 처음 정한 규칙이 지켜진다.
- 끝까지 간 뒤, 가장 많이 고친 단계와 다른 일에도 매번 쓰는 규칙을 골라 프로젝트 지침이나 스킬로 옮긴다. 성공 기준: 다음 새 대화에서는 그 기준과 규칙을 다시 말하지 않아도 지켜진다.
복사해 쓰는 프롬프트
아래 일을 바로 하지 말고, 먼저 단계로 나눠 줘.
일: [맡길 일]
최종 결과물: [예: 한 페이지짜리 보고서, 엑셀 표]
읽을 사람: [누구]
기준 자료: [파일 이름]
단계마다 다음을 적어 줘.
- 이 단계에서 하는 일
- 이 단계의 결과물 (내가 눈으로 확인할 것)
- 판단이 들어가는지 여부 (판단이 들어가면 [멈춤]으로 표시)
- 이 단계가 앞 단계의 어떤 결과물을 입력으로 쓰는지
단계 나누기만 보여 주고 멈춰. 내가 확인하면 첫 단계부터 하나씩 진행한다.
이 대화를 새 대화로 옮기려고 한다. 인수인계 문서를 만들어 줘.
1. 작업의 목적 (한두 문장)
2. 지금까지 확정된 결정 (목록. 중간에 바뀐 것은 최종 값만)
3. 검토했다가 버린 안과 뺀 후보 (다시 꺼내지 않도록)
4. 지켜야 할 규칙 (말투, 형식, 금지 사항)
5. 아직 결정하지 않은 질문
6. 다음에 할 일 (단계 순서대로, 지금 몇 단계까지 왔는지 포함)
7. 기준이 되는 파일이나 자료 이름
추측으로 채운 항목은 [확인 필요]라고 표시해 줘. 분량은 한 화면 안으로.
막히면 이렇게
| 증상 | 원인 | 처방 |
|---|---|---|
| 단계를 나눴는데 Claude가 끝까지 한꺼번에 해 버린다 | 멈추라는 말이 없었다 | "이 단계만 하고 멈춰. 다음 단계는 내가 말하면 시작해"를 단계마다 붙인다 |
| 앞에서 뺀 기준이나 후보가 다시 나온다 | 입력을 이름으로 가리키지 않았거나 대화가 너무 길다 | 입력을 이름으로 가리키고, 그래도 되살아나면 요약을 받아 새 대화로 옮긴다 |
| 단계가 열 개가 넘어 확인하다 지친다 | 작업 단계에서까지 모두 멈췄다 | 판단 단계 뒤에서만 멈추고, 이어지는 작업 단계는 한 번에 맡긴다 |
| 새 대화에서도 틀린 값이 나온다 | 요약을 읽지 않고 붙였다 | 붙이기 전에 "확정된 결정"과 "버린 안"만이라도 원문과 대조한다 |
스스로 점검
- ☐ 내가 나눈 단계마다 눈으로 확인할 결과물이 하나씩 있고, 판단 단계 뒤에 멈춤이 있는가
- ☐ 대화를 옮길 때가 되었다는 신호 세 가지와, 요약에 "버린 안"이 왜 필요한지 말할 수 있는가
- ☐ 지금 대화마다 다시 말하는 규칙이 있다면, 그것을 어디로 옮길지 정했는가
점검 해설 보기
- 나눈 단계마다 기준표나 걸러 낸 목록처럼 눈으로 볼 결과물이 하나씩 있고, 판단 단계에 [멈춤] 표시가 있으면 통과다. "검토하기"처럼 보이는 것이 없는 단계가 있거나 Claude가 끝까지 한꺼번에 해 버린다면 「쪼개는 세 원칙」을 다시 읽고, 단계마다 "이 단계만 하고 멈춰"를 붙인다.
- 처음 정한 말투나 형식이 무너질 때, 버린 안이 다시 나올 때, 같은 규칙을 두 번 넘게 말했을 때를 신호로 들 수 있고, 버린 안을 적지 않으면 새 대화의 Claude가 그 안을 다시 꺼내 온다는 이유를 말할 수 있으면 된다. 헷갈린다면 「오래 머문 대화는 흐려진다」의 신호 표와 「현장 장면」의 이 본부장 사례를 다시 본다.
- 대화마다 되풀이하는 규칙을 적어 두고, 규칙마다 프로젝트 지침, 메모리, 스킬, CLAUDE.md 가운데 어디로 옮길지 정했으면 통과다. 어디에 둘지 모르겠다면 「인수인계 요약과 대화 밖에 둘 것」의 두 번째 표를 보고 5·6·25단계와 제5부를 다시 읽는다.
기억할 것
- 단계마다 눈으로 볼 결과물이 하나씩 나오게 쪼개고, 판단 단계 뒤에서는 사람이 멈춰서 본다.
- 답이 처음 규칙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새 대화로 옮길 때다. 요약은 읽고 고친 뒤에 붙인다.
- 가장 많이 고친 단계와 매번 되풀이하는 규칙은 프로젝트 지침이나 스킬로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