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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부 · 일을 통째로 맡기기

56단계편집자·검토자로 쓰기

내가 쓴 글을 비평하게 하고, 고칠지는 내가 정한다.

걸리는 시간 · 읽기 약 5분 · 따라 하기 약 25분 · 난이도 ★★☆ 실무 · 화면 확인 2026.09.27

이 단계를 마치면

  • "고쳐 줘" 대신 기준을 준 검토를 맡기고 지적 목록을 표로 받을 수 있다.
  • 지적마다 받을지 말지를 내가 정하고, 받은 것만 반영한 새 파일을 받을 수 있다.
  • 글이 아닌 문서(계약서, 발표 자료, 엑셀)도 같은 방식으로 검토시킬 수 있다.

공들여 쓴 보고서 초안을 Claude에게 넘기며 "좀 고쳐 줘"라고 해 본 적이 있는가. 돌아온 글은 분명 매끄럽다. 그런데 어딘가 내 글 같지 않다. 일부러 세게 쓴 문장은 둥글어졌고, 내 말투는 온데간데없다. 무엇이 왜 바뀌었는지 알 수 없으니, 결국 원래 글과 새 글을 나란히 놓고 한 문장씩 대조하게 된다. 편집자에게 글을 넘길 때 가장 흔한 실수가 바로 이 "고쳐 줘"다.

고치게 하지 말고 지적하게 한다

편집자나 검토자로 쓸 때는 지적만 하게 한다. 어느 문장이, 무엇 때문에, 어떻게 읽힐 위험이 있는지를 목록으로 받고, 고칠지 말지는 내가 정한다. 48단계에서 만든 비평 명령어가 있다면 여기서 쓰면 된다. 이 단계는 그 명령어를 폴더 단위의 일로 넓힌 것이다.

지적으로 받으면 좋은 점이 여럿이다. 우선 내 글이 내 글로 남는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배우게 되고, 같은 지적이 몇 번 되풀이되면 다음 글에서는 처음부터 피한다. 책임도 분명해진다. 공지문이 나간 뒤 문장 하나가 문제가 되었을 때, 그 문장을 쓴 사람도 받아들인 사람도 나라는 것이 기록으로 남는다. 통째로 고쳐 쓴 글에서는 누구의 판단으로 그 문장이 들어갔는지 흐려진다.

기준이 결과를 좌우한다

검토 기준을 주느냐 마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기준 없이 "검토해 줘"라고 하면 맞춤법과 문장 길이 지적만 돌아온다. 누가 읽는지, 무엇이 걱정인지, 무엇은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지를 적자. 사내 용어집이나 문체 기준이 있으면 폴더에 함께 넣는다. 같은 종류의 지난 글이 있다면 그것도 넣는다. 지난 글과 말이 어긋나는 부분은 사람이 가장 놓치기 쉬운 곳이다.

기준 없는 검토 기준 있는 검토
지시 "이 공지문 검토해 줘" "읽는 사람은 현장 직원. 오해, 지난 공지와의 어긋남, 너무 긴 문장을 찾아라. 제목은 건드리지 마라"
돌아오는 것 맞춤법, 띄어쓰기, "더 간결하게" 같은 일반론 몇째 단락의 어느 표현이 누구에게 어떻게 읽힐 수 있는지
내가 할 일 쓸 만한 지적을 골라내기 받을지 말지 정하기

지적마다 심각도를 매기게 하면 무엇부터 볼지 정하기 쉽다. 높음은 오해나 사실 오류, 중간은 읽기 어려움, 낮음은 취향에 가까운 것. 시간이 없으면 높음만 보고 넘어가도 된다.

글이 아닌 것도 검토한다

같은 방식으로 글이 아닌 문서도 검토할 수 있다. 계약서 초안에서 빠진 항목, 발표 자료에서 앞뒤가 안 맞는 숫자, 엑셀 수식의 이상한 참조 같은 것들이다. 발표 자료라면 "슬라이드 사이에 같은 숫자가 다르게 적힌 곳"을, 엑셀이라면 "합계 범위에서 빠진 행"을 찾게 한다. 다만 법률이나 재무 판단의 최종 결론을 Claude의 검토로 대신하지는 않는다. Claude는 어디를 봐야 할지 알려 주고, 결론은 전문가가 내린다.

직급에 따라 검토 기준도 달라진다. 실무자의 글이라면 "상사가 읽고 되물을 곳"을 찾게 한다. 팀장의 글은 "팀원이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지시"를, 경영진의 대외 메시지는 "회사가 약속한 것처럼 읽히는 문장"을 찾게 한다. 같은 글이라도 누가 누구에게 쓰느냐에 따라 걱정할 곳이 달라진다.

현장 장면

경영지원실 한 실장이 다음 주에 나갈 전사 공지문 초안을 썼다. 근무 시간 제도가 바뀐다는 내용이다. 전 직원이 읽을 글이라 문장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한 실장은 초안을 대화창에 붙여 넣고 "좀 고쳐 줘"라고 했다. 돌아온 글은 매끄러웠다. 그런데 읽어 내려가던 한 실장의 표정이 굳었다. 일부러 맨 앞에 둔 "기존 신청자는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장이 셋째 단락으로 내려가 있었다. 현장 직원이 가장 먼저 물을 질문이라 앞에 둔 문장이었다. "반드시"는 "가급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밖에 어디가 바뀌었는지 찾으려고 한 실장은 두 글을 나란히 놓고 한 문장씩 읽어야 했다.

한 실장은 방식을 바꿨다. 초안과 지난 공지문 두 편을 "재료"에 넣고 Cowork에 이렇게 맡겼다. "읽는 사람은 현장 직원이다. 오해를 부를 문장, 지난 공지와 말이 어긋나는 부분, 너무 길어 읽다 멈출 문장을 찾아 표로 줘. 첫 단락과 '반드시'라는 표현은 건드리지 마라. 초안 파일은 고치지 마라."

표에는 지적이 여덟 개 올라왔다. 그중 하나는 한 실장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이었다. 초안에는 적용 시점을 "다음 달 1일"로, 지난 공지에는 구체적인 날짜로 적었는데, 두 표현이 가리키는 날이 서로 달랐다. 심각도 높음. 한 실장은 여덟 개 가운데 다섯 개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셋은 일부러 그렇게 쓴 것이라 그대로 두었다. 받아들인 다섯 개만 반영한 새 파일이 결과 폴더에 생겼고, 초안은 손대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따라 하기

  1. 최근에 내가 쓴 글 하나를 가공해 "재료"에 넣는다. 같은 종류의 이전 글이 있으면 함께 넣는다. 성공 기준: 검토할 글과 참고할 글이 파일 이름으로 구분된다.
  2. 읽는 사람, 걱정되는 점, 건드리지 말 것을 한 문장씩 적는다. 성공 기준: 걱정되는 점이 "지난 공지와 날짜가 어긋나는지"처럼 구체적이다.
  3. 아래 프롬프트로 검토를 맡긴다.
  4. 받은 지적 표를 읽는다. 성공 기준: 지적마다 위치와 원문이 있어 초안에서 바로 찾을 수 있다. "건드리지 말 것"에 대한 지적이 섞여 있으면 빼라고 말한다.
  5. 지적마다 "받음/안 받음"을 표시한다. 성공 기준: 안 받은 지적마다 이유를 한마디로 말할 수 있다.
  6. "받음"만 골라 그 부분만 고친 새 파일을 결과 폴더에 만들게 한다. 성공 기준: 원본 파일이 그대로 있고, 새 파일에서 받지 않은 문장은 바뀌지 않았다.

복사해 쓰는 프롬프트

너는 우리 팀의 편집자다. 고치지 말고 지적만 해.

검토할 글: 재료 폴더의 [파일 이름]
참고할 글: [이전 글·용어집 파일 이름, 없으면 없음]
읽는 사람: [예: 현장 직원, 처음 읽는 거래처]
걱정되는 점: [예: 오해, 지난 공지와 어긋남, 너무 긴 문장]
건드리지 말 것: [예: 제목, 첫 단락, 특정 표현]

결과는 표로 줘. 열: 번호 / 위치(몇째 단락) / 원문 / 문제 / 제안 / 심각도(높음·중간·낮음)
심각도 높음은 오해나 사실 오류에만 쓴다.
원본 파일은 수정하지 않는다.
내가 받아들일 번호를 고르면, 그 항목만 반영한 새 파일을 결과 폴더에 만든다.
받지 않은 항목의 문장은 한 글자도 바꾸지 않는다.

막히면 이렇게

증상 원인 처방
글 전체가 다시 쓰여 내 말투가 사라졌다 "고쳐 줘"라고 했다 "고치지 말고 지적만 해"로 바꾸고, 원본은 수정하지 말라고 적는다
맞춤법과 일반론만 돌아왔다 읽는 사람과 걱정되는 점을 주지 않았다 읽는 사람, 걱정되는 점, 건드리지 말 것을 한 문장씩 적는다
반영본에서 받지 않은 문장도 바뀌었다 받은 것만 고치라는 기준이 흐릿했다 번호로 고르게 하고 "받지 않은 문장은 한 글자도 바꾸지 않는다"를 더한다

실습 파일

공개 저장소에 올려 둔 가공 자료와 양식이다. 회사 자료 대신 먼저 이것으로 해 본다.

스스로 점검

  • ☐ 검토 지시에 읽는 사람, 걱정되는 점, 건드리지 말 것이 모두 들어 있었는가.
  • ☐ 지적마다 받을지 말지를 내가 정하고 그 이유를 말할 수 있는가.
  • ☐ 원본은 그대로 두고 반영본을 새 파일로 받았는가.
점검 해설 보기
  1. 검토 지시에 읽는 사람, "지난 공지와 날짜가 어긋나는지"처럼 구체적인 걱정, 건드리지 말 것이 모두 적혀 있었으면 통과다. 하나라도 빠져 맞춤법과 일반론만 돌아왔다면 「기준이 결과를 좌우한다」의 표를 다시 보고 세 가지를 한 문장씩 적어 다시 맡긴다.
  2. 지적 표의 모든 번호에 "받음/안 받음"이 표시되어 있고, 안 받은 지적마다 이유를 한마디로 말할 수 있으면 통과다. 이유가 없다면 「고치게 하지 말고 지적하게 한다」를 다시 읽고, 「현장 장면」의 한 실장처럼 일부러 그렇게 쓴 곳인지부터 가린다.
  3. 원본 파일이 그대로 있고, 결과 폴더의 새 파일에서 받지 않은 문장이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으면 통과다. 받지 않은 문장까지 바뀌었다면 「막히면 이렇게」대로 번호로 고르게 하고 "받지 않은 문장은 한 글자도 바꾸지 않는다"를 더해 다시 만든다.

기억할 것

  • "고쳐 줘" 대신 "지적해 줘". 고칠지는 내가 정한다.
  • 기준 없는 검토는 맞춤법 검사로 끝난다. 읽는 사람과 걱정을 적는다.
  • 원본은 두고, 고친 것은 새 파일로 받는다.
v2026.09.27.5 · 2026년 9월 27일 기준 · CEO비즈니스스쿨 김문수 교수 · 기능과 화면은 자주 바뀝니다. 책과 화면이 다르면 부록의 공식 문서가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