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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편 · 자동화와 조직 확산

제9부 · 부서별 AX: 일의 흐름을 다시 짜기

제8부까지 우리는 도구를 하나씩 손에 익혔다. 프롬프트로 묻고, 아티팩트로 결과를 받았다. Claude Code로 작은 도구를 만들고, Claude in Chrome에게 브라우저 일을 맡겼다. 스킬로 일하는 방식을 정리하고, 연결자로 다른 서비스와 잇고, 자동화로 정해진 시간에 일을 돌렸다. 제9부에서는 새 기능을 배우지 않는다. 이미 익힌 도구로 부서가 일하는 방식을 바꿔 볼 차례다.

강의가 끝나면 꼭 이런 질문이 나온다. "기능은 이제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팀 일 어디부터 넣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질문에는 생각 하나가 숨어 있다. 지금 하는 일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Claude를 얹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해도 분명 편해진다. 보고서 쓰는 시간이 줄고, 메일 초안이 금방 나온다. 그런데 보고서가 올라가는 주기, 회의에서 결정하는 방식, 자료가 부서 사이를 오가는 길은 예전 그대로다. 도구는 들어왔는데 일은 바뀌지 않았다.

AX(AI Transformation)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도구 도입이 "이 일을 Claude로 더 빨리 하려면?"을 묻는다면, 업무 전환은 "Claude가 곁에 있다면 이 일을 처음부터 어떻게 짜겠는가?"를 묻는다. 다시 설계하는 대상은 다섯 가지다.

다시 짜는 것 도구 도입에서는 업무 전환에서는
일의 흐름 순서는 그대로, 한 단계만 빨라진다 단계를 없애거나 합치고, 순서를 바꾼다
데이터가 흐르는 길 사람이 파일을 메일로 옮긴다 정해진 폴더·양식·연결자를 따라 흐른다
지표 "편해졌다"는 느낌 리드타임, 정확도, 재작업률을 전후로 잰다
사람의 역할 여전히 처음부터 쓴다 작성자에서 확인자·결정자로 옮겨 간다
결재·확인 지점 늘 하던 결재선 위험이 걸린 단계에 확인을 모은다

AX는 회사 전체를 한꺼번에 바꾸는 일로 시작되지 않는다. 한 부서의 흐름 하나에서 시작한다. 경영 보고 하나, 월말 마감 하나를 끝까지 다시 짜 보면 그 흐름이 다른 부서와 맞닿는 곳이 드러난다. 영업이 쌓은 고객 기록은 법무의 계약 검토와 재무의 매출 전망으로 넘어가고, 고객 지원이 모은 문의는 제품과 마케팅의 근거가 된다. 넘겨주는 자료의 형식이 정해지면 받는 부서의 흐름도 따라 바뀐다. AX는 이렇게 부서 사이의 데이터 인계를 타고 퍼진다. 그래서 이 부의 단계마다 "어디로 넘기는가"를 함께 적었다.

제9부 전체를 관통하는 선도 하나 있다. Claude는 모으고, 맞추고, 초안을 쓰고, 빈 곳을 알린다. 사람은 확정하고, 보내고, 돈을 움직이고, 책임진다. 흐름을 아무리 새로 짜도 이 선은 옮기지 않는다. 법무나 재무처럼 판단이 무거운 부서일수록 이 선은 더 앞쪽으로 당겨진다. 계약을 받아들일지, 세무 처리를 어떻게 할지는 변호사와 세무·회계 전문가가 정한다. 이 선은 단계마다 되풀이해 나온다. 반복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그만큼 몸에 뱄다는 증거다.

열 단계를 한눈에 보면 다음과 같다.

단계 부서 지금의 흐름 바뀐 흐름 쓰는 도구
81 경영 월말에 보고를 모아 회의에서 한꺼번에 결정한다 매주 같은 형식의 결정 목록이 올라오고, 결정은 그때그때 내린다 프로젝트 · 아티팩트
82 전략 분기마다 자료를 모아 보고서 한 편을 낸다 가설을 먼저 적고, 조사로 판정하고, 다음 가설로 넘어간다 동료(Cowork) · 웹 검색
83 영업 제안 때마다 이력을 찾고, 고객 정보는 담당자에게 남는다 만날 때마다 기록이 쌓이고, 제안서는 그 기록에서 나온다 연결자 · 스킬
84 마케팅 기획·제작·집행·분석이 따로 논다 기획의 가설이 성과 분석까지 이어지고 다음 기획으로 돌아온다 스킬 · 아티팩트
85 재무·회계 월말에 파일을 모아 맞추고 틀린 곳을 찾는다 자료가 들어올 때마다 대조하고, 월말에는 확정에 집중한다 아티팩트 · 동료(Cowork)
86 인사·채용 공고·질문·평가가 사람마다 다르다 역량 목록 하나가 공고에서 온보딩까지 흐른다 스킬
87 고객 지원 문의에 답하면 끝난다 문의가 분류돼 쌓이고 제품·마케팅·규정으로 넘어간다 연결자 · 자동화
88 법무 모든 계약을 법무가 첫 장부터 읽는다 대조표로 1차 선별하고, 법무는 판단이 필요한 곳부터 본다 프로젝트
89 운영·현장 보고는 손으로, 요령은 베테랑의 머릿속에 점검 기록이 매일 흐르고, 현장 경험이 기준으로 남는다 자동화
90 회사 전체 부서마다 도구를 따로 들인다 파일럿 흐름 한두 개를 30·60·90일로 바꾸고 옆 부서로 넓힌다 실습 · 아티팩트

단계마다 첫머리에 쓰는 것을 적어 두었다. 도구가 가물가물하면 그 부로 돌아가 해당 단계 하나만 다시 읽으면 된다. 각 단계는 같은 순서로 짜여 있다. 이 단계를 마치면에는 단계를 끝낸 뒤 할 수 있게 되는 일을 먼저 적었다. 본문에서는 그 부서의 일에서 Claude에게 맡길 조각과 사람이 끝까지 붙들 조각을 판단 기준 표와 함께 나누고, 다른 부서나 업종에서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덧붙인다. 이어지는 AX로 다시 짜기에서는 지금의 흐름과 바뀐 흐름을 나란히 놓고, 무엇을 재서 나아졌는지 확인할지, 사람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는지, 어떤 경험을 글로 남기고 어느 부서로 넘기는지를 적었다. 현장 장면은 가상 회사의 한 사람이 일을 맡겨 보는 이야기다. 첫 지시가 어디서 어긋났고 어떻게 바로잡았는지, 그리고 팀이 일하는 순서를 어떻게 바꿨는지까지 담았다. 따라 하기에는 단계마다 성공 기준을 달아 두었다. 막히는 곳은 막히면 이렇게 표에서 증상으로 찾고, 스스로 점검의 세 항목으로 제대로 했는지 확인한다.

사례는 모두 가상 회사 누리상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생활용품을 만들어 온라인과 대리점으로 파는 중견 회사로 설정했을 뿐, 실제 기업은 아니다. 사례에 성과 숫자를 붙이지 않은 것도 그래서다. 지표는 어떻게 재는지만 적었다. 얼마나 나아졌는지는 여러분 회사에서 전후를 직접 재 봐야 의미가 있다. 재고 수량이나 예산 같은 숫자가 나오더라도 설명을 돕기 위해 넣은 예시일 뿐이다. 화면의 메뉴 이름과 위치는 자주 바뀌므로 이 부에서도 "설정에서 연결자 항목을 연다" 정도로만 적는다. 82·85·87·89단계에는 같은 흐름을 연구실과 공공기관에 옮긴 예를 연구실과 공공기관에서는으로 덧붙였다. 여기에 나오는 대학과 기관도 모두 가상이다.

모든 단계를 다 읽을 필요는 없다. 먼저 자기 부서 단계를 읽고 실습을 끝까지 해 보자. 그다음 우리 부서 자료를 넘겨받는 옆 부서 단계를 하나 더 읽는다. 영업의 기록은 법무의 계약 검토로, 운영의 재고 보고는 재무의 비용 대조로 이어진다. 90단계에서는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파일럿 흐름 한두 개를 골라 한 페이지짜리 AX 로드맵을 만든다. 제9부를 덮을 때 여러분 손에는 그 한 페이지가 들려 있을 것이다.

이 부의 단계

  1. 81경영: 월간 보고를 상시 의사결정으로★★☆ 실무
  2. 82전략: 조사를 가설 검증 루프로★★☆ 실무 · 선택
  3. 83영업: 고객 정보가 쌓이는 영업 흐름★★☆ 실무 · 선택
  4. 84마케팅: 기획에서 성과 분석까지 한 흐름으로★★☆ 실무 · 선택
  5. 85재무·회계: 마감을 앞당기는 검증 흐름★★☆ 실무
  6. 86인사·채용: 공정하고 빠른 채용 흐름★★☆ 실무 · 선택
  7. 87고객 지원: 문의를 회사의 지식으로★★★ 심화 · 선택
  8. 88법무: 계약 검토의 1차 선별★★☆ 실무 · 선택
  9. 89운영·현장: 현장의 경험을 기록과 흐름으로★★★ 심화 · 선택
  10. 90우리 회사 AX 로드맵★★☆ 실무

제9부를 마치며

제9부의 열 단계는 부서가 달라도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지금의 흐름을 적고, 바뀐 흐름을 그리고, 무엇으로 나아졌는지 잴 방법을 정하고, 사람이 맡는 일이 어디로 옮겨 가는지 보았다. 경영에서는 월말에 몰아 내리던 결정을 주간 결정 목록으로 옮겼다. 전략에서는 조사를 가설 검증 루프로 돌렸다. 영업은 만날 때마다 기록을 쌓았고, 마케팅은 기획의 가설을 성과 분석까지 이었다. 재무는 월말에 몰리던 대조를 매주로 나눴고, 인사는 역량 목록 하나로 채용 전 과정을 꿰었다. 고객 지원은 문의를 회사의 지식으로 돌렸고, 법무는 1차 선별로 판단이 필요한 곳부터 보게 했으며, 운영은 현장의 경험을 기록과 기준으로 남겼다. 흐름은 바뀌어도 선은 그대로였다. Claude는 모으고, 맞추고, 초안을 쓰고, 빈 곳을 알린다. 사람은 확정하고, 보내고, 돈을 움직이고, 책임진다. 아래 목록으로 여러분 부서에서도 이 모양을 실제로 만들었는지 확인해 보자.

  • ☐ 내 부서 단계의 실습을 끝까지 해 보고, 받은 결과물을 직접 열어 확인했다
  • ☐ 내 부서 흐름의 As-is와 To-be를 그리고, 없앤 단계와 옮겨 간 확인 지점을 말할 수 있다
  • ☐ 지표마다 어디서 어디까지 재는지 정하고, 전환 전 기준값을 구했거나 구할 기간을 정했다
  • ☐ 법무·재무·인사처럼 판단이 걸린 일에서 Claude가 멈추는 지점과 사람이 이어받는 지점을 구분했다
  • ☐ 보내기·결제·발주·확정 앞에 사람이 확인하는 단계를 두었다
  • ☐ 흐름이 넘어가는 다른 부서의 담당자와 넘기는 양식을 정했다
  • ☐ 파일럿 흐름의 30·60·90일 AX 로드맵을 아티팩트로 만들어 팀에 돌렸다

이 부의 과제

과제명: 우리 부서 AX 로드맵과 첫 30일 실행 기록

제출물

  1. 한 페이지 AX 로드맵(문서 아티팩트, 공개 범위는 회사 안). 파일럿 흐름, As-is/To-be, 지표와 측정 방법, 사람 역할 변화, 데이터·스킬 정리 목록, 확인 지점, 부서 간 연결, 30·60·90일, 확산 조건을 담는다. 뺀 흐름과 그 이유를 아래에 붙인다.
  2. 첫 30일 실행 기록 한 쪽. 기준값을 잰 방법과 결과, 처음 지시, 받은 결과에서 부족했던 점, 고친 지시(또는 지침·스킬 규칙), 고친 뒤의 결과를 차례로 적는다. 결과물 파일이나 아티팩트 링크를 함께 낸다.
  3. 확인 지점과 인계 목록. 흐름에서 사람이 확정·발송·승인하는 단계와 그 사람의 이름이나 직책, 다른 부서로 넘기는 자료와 받는 사람을 적는다. 법무·세무·회계·인사 판단이 걸린 곳에는 전문가나 권한자를 적는다.

완료 기준

  • 파일럿 흐름이 "자주 돈다 / 틀려도 되돌릴 수 있다 / 이미 배운 것으로 다시 짤 수 있다"를 만족한다.
  • To-be를 실제로 한 번 이상 끝까지 돌렸고, 지시나 지침을 적어도 한 번 고친 흔적이 기록에 있다.
  • 지표마다 측정 방법과 기준값(또는 기준값을 재는 기간)이 있고, 목표 숫자만 덩그러니 적힌 지표가 없다.
  • 모든 흐름에 확인 지점과 자료 등급이 채워져 있다. 기밀이 섞인 흐름은 회사 원칙상 허락을 확인했거나 가공본으로 시작한다고 적혀 있다.
  • 흐름을 넘겨받는 부서의 담당자 한 명이 로드맵을 읽고 넘기는 양식에 동의했다.
  • 제출물 어디에도 실제 고객·직원 개인정보, 계약 원문, 확인되지 않은 성과 숫자가 없다.

제9부에서 한 부서가 흐름 하나를 다시 짜기 시작했다. 제10부에서는 그 변화가 조직에 뿌리내리게 한다. 여러 부서가 저마다 흐름을 바꾸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같은 실수가 여기저기서 되풀이되고, 누가 무엇을 얼마나 쓰는지, 바뀐 흐름이 정말 나아졌는지가 보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제10부에서는 초보자가 자주 빠지는 함정을 다시 살피고, 결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만든 뒤, 로드맵의 확산 조건에 적어 둔 평가 세트(94단계)와 개선 루프(95단계)를 만든다. 이어서 데이터 등급별 사용 원칙을 정하고, 10주 동안 만든 것을 우리 회사 Claude 운영 규칙 한 페이지로 묶는다. 이번 과제에서 모은 "확인 지점과 인계 목록"이 그 규칙의 첫 재료다.

v2026.09.27.5 · 2026년 9월 27일 기준 · CEO비즈니스스쿨 김문수 교수 · 기능과 화면은 자주 바뀝니다. 책과 화면이 다르면 부록의 공식 문서가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