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단계자동화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규칙이 분명하고, 틀려도 되돌릴 수 있는 일부터 자동화한다.
걸리는 시간 · 읽기 약 5분 · 따라 하기 약 25분 · 난이도 ★☆☆ 기본
이 단계를 마치면
- 내 반복 업무를 "바로 자동화·초안까지만·자동화 안 함"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첫 자동화 후보 하나를 이유와 함께 고를 수 있다.
- 팀이 함께 지킬 "하지 말 일" 목록을 가질 수 있다.
자동화할 일을 고를 때 대부분은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을까?"부터 묻는다. 그보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이게 틀리면 얼마나 아플까?"
Claude는 글을 읽고 쓰는 일을 잘하지만 매번 똑같이 하지는 않는다. 같은 지시에도 표현이 조금씩 달라지고, 드물게는 판단이 엇갈린다. 사람이 옆에서 지켜볼 때는 이런 흔들림을 바로 잡아 줄 수 있다. 하지만 자동화는 사람이 옆에 없을 때 돈다. 그때는 흔들림이 그대로 결과가 된다.
왜 이 두 기준인가
손으로 할 때 사람은 매번 결과를 본다. 이상하면 다시 시키고, 틀리면 고친다. 자동화에서는 그 눈이 빠진다. 빈 곳을 메우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흔들림 자체를 줄이거나, 흔들림이 새어 나가도 피해가 작도록 만들거나. 앞의 것이 규칙이고, 뒤의 것이 되돌림이다.
규칙이 분명하면 Claude가 덜 흔들린다. 나중에 사람이 결과를 보고 맞았는지 틀렸는지 판단할 수도 있다. "문의를 네 유형으로 나눈다"는 결과를 보고 맞다 틀리다를 말할 수 있지만, "적절히 답한다"는 보는 사람마다 말이 다르다. 틀렸는지 알 수 없는 일은 고칠 수도 없다. 한편 되돌릴 수 있는 일이라면 틀린 결과가 나와도 고치면 그만이다. 두 가지가 다 없는 일을 자동화하면 틀렸는지도 모른 채 지나가다가, 알았을 때는 이미 늦는다.
그래서 두 기준으로 거른다. 첫째, 규칙이 분명한가. "지난주 고객 문의를 유형별로 나눠 표로 정리한다"는 분명하다. "중요한 고객에게 적절히 답한다"는 그렇지 않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적절한지는 사람도 그때그때 다르게 판단한다. 둘째, 틀려도 되돌릴 수 있는가. 내부 보고서 초안은 틀리면 고치면 된다. 고객에게 이미 나간 메일, 처리된 결제, 지운 파일은 되돌리기 어렵다.
두 기준을 겹치면 네 가지 경우가 나온다.
| 규칙 | 틀렸을 때 | 판정 | 업무 예 |
|---|---|---|---|
| 분명하다 | 되돌릴 수 있다 | 바로 자동화 | 주간 실적 요약, 문의 유형 분류, 회의록 정리 |
| 분명하다 | 되돌리기 어렵다 | 초안까지만 자동화, 발송·실행은 사람 | 견적 회신 메일, 정기 발주 요청 |
| 흐리다 | 되돌릴 수 있다 | 자동화하지 않고 맡기고 확인(제6부) | 기획안 초안, 보도자료 방향 잡기 |
| 흐리다 | 되돌리기 어렵다 | 자동화 안 함 | 계약 조항 판단, 인사 평가, 고객 보상 결정 |
"초안까지만"을 실패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초안까지만 자동화해도 사람은 빈 화면에서 시작하지 않고, 고치기만 하면 된다. 모자란 자동화처럼 보여도 실은 가장 안전한 형태다.
칼럼에서 읽기 「[사설] 신과 자연을 이긴 인류, 이제 '스스로 창조한 거인'의 어깨에 오르다」
“사용자의 단편적 지시에 의존하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복잡한 맥락을 이해하고 유지하는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을 거쳐, 이제 다수의 자율적인 에이전트들을 인간의 의도와 목표에 맞게 통제하고 조율하는 '하네스(Harness) 엔지니어링'의 시대로 진입했다.”
이 사설에서 쓴 흐름은 이 책의 순서와 겹친다. 제1부의 프롬프트, 제5부의 스킬과 제7부의 연결자가 앞의 두 단계였다면, 사람이 옆에 없을 때 도는 제8부의 자동화는 고삐를 매는 단계다. 규칙이 분명한가, 되돌릴 수 있는가라는 두 기준이 그 고삐다.
하지 말 일의 목록
하지 말 일의 목록도 적어 둔다. 회사 기밀이 흐르는 일, 개인정보를 다루는 일, 사람을 평가하는 일, 돈이 움직이는 일, 법적 책임이 생기는 일은 흐름의 마지막에 반드시 사람을 둔다. 특히 회사 기밀과 개인정보는 애초에 흐름에 태워도 되는지부터 회사 규정과 IT 담당에게 확인한다.
이 목록은 한 번 적고 끝낼 것이 못 된다. 자동화가 잘 돌기 시작하면 욕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초안이 매번 맞는데, 그냥 보내도 되지 않을까?" 바로 그때 이 목록을 다시 꺼내 본다. 팀 프로젝트 지침이나 공유 문서 맨 위에 붙여 두면, 새로 흐름을 만드는 사람도 같은 선을 지킨다.
부서와 직급에 따라
영업팀은 실적 집계와 문의 분류를 자동화하고, 고객에게 나가는 연락은 초안까지만 둔다. 재무팀은 흩어진 숫자를 모아 표로 만드는 데까지 자동화하고, 지급과 송금은 손대지 않는다. 인사팀은 공고 문안과 지원서 정리를 초안까지 자동화하되, 합격·불합격 판단은 사람이 한다. 고객지원팀은 분류와 요약을 자동화하고, 답장을 보내기 직전에는 승인 단계를 둔다.
직급에 따라 살펴볼 곳도 다르다. 실무자는 자기가 매주 하는 일에서 후보를 찾는다. 팀장은 팀원 여럿이 똑같이 반복하는 일을 본다. 한 사람 몫으로는 작아 보여도 여러 명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면 먼저 손볼 가치가 있다.
현장 장면
제조사 영업지원팀의 박 과장은 자동화 후보 네 가지를 적었다. 주간 영업 실적 요약, 신규 문의 분류, 거래처 견적 회신, 계약서 조항 검토.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견적 회신이었다. 시간이 가장 많이 들고, 솔직히 가장 귀찮은 일이었으니까.
박 과장은 아래 프롬프트에 네 업무를 넣고 평가를 받았다. 견적 회신에는 이런 설명이 붙어 왔다. "규칙은 단가표를 따르므로 분명한 편이다. 다만 한 번 나간 가격은 거래처가 기준으로 삼으므로 되돌리기 어렵다. 판정: 초안까지만." 계약서 조항 검토는 더 단호했다. "조항마다 판단이 다르고, 잘못 넘긴 조항은 법적 책임으로 이어진다. 판정: 자동화 안 함."
뜻밖의 결과도 하나 있었다. 가장 쉬워 보이던 신규 문의 분류가 "규칙이 분명한가: 아니오"로 나온 것이다. 까닭은 간단했다. 박 과장이 목록에 "신규 문의 분류"라고만 적어서, Claude는 무엇을 기준으로 나누는지 알 수 없었다. 박 과장이 기준을 덧붙였다. "제품 문의, 가격 문의, 기술 지원, 기타 넷으로 나눈다." 다시 돌리자 판정이 "바로 자동화"로 바뀌었다.
결론은 처음 생각과 딴판이었다. 주간 실적 요약과 신규 문의 분류가 바로 자동화할 후보가 됐다. 그토록 원하던 견적 회신은 초안까지만. 계약서 검토는 자동화하지 않고, 제6부에서처럼 맡기고 확인하는 일로 남겼다.
박 과장이 얻은 교훈은 하나다. 시간이 많이 드는 일과 자동화하기 좋은 일은 다르다.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은 대개 판단이 많이 드는 일이다. 첫 자동화는 가장 귀찮은 일 말고, 가장 덜 위험한 일에서 시작한다.
따라 하기
- 지난 한 달 동안 반복한 업무를 떠오르는 대로 적는다. 달력과 보낸 메일함을 훑으면 빠진 일이 보인다. 성공 기준: 열 개 이상 적었다.
- 각 업무 옆에 "규칙이 분명한가"를 예·아니오로 적는다. 성공 기준: 예라고 적은 업무마다, 그 일을 모르는 동료에게 한 문단으로 설명할 수 있다.
- 각 업무 옆에 "틀려도 되돌릴 수 있는가"를 예·아니오로 적는다. 결과가 회사 밖으로 나가거나 돈·파일이 움직이면 아니오다. 성공 기준: 모든 업무에 예·아니오가 붙었다.
- 아래 프롬프트로 Claude의 판정을 받아 내 판정과 비교한다. 성공 기준: 판정이 다른 업무마다 누구 판단이 맞는지 짧게 정리했다.
- 둘 다 예인 업무에 동그라미를 친다. 하나라도 아니오인 업무는 "초안까지만" 또는 "자동화 안 함"으로 표시한다. 성공 기준: 동그라미가 하나 이상 있다.
- 하지 말 일의 목록을 다섯 줄 이내로 적어 팀과 나눌 문서 맨 위에 붙인다. 성공 기준: 동료 한 명이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
복사해 쓰는 프롬프트
아래는 내가 반복하는 업무 목록이다. 각 업무를 자동화 후보로 평가해 표로 정리해 줘.
[업무 목록을 한 줄에 하나씩. 알면 기준이나 규칙도 함께]
표의 열: 업무 / 규칙이 분명한가(예·아니오와 짧은 이유) / 틀려도 되돌릴 수 있는가(예·아니오와 짧은 이유) / 판정(바로 자동화·초안까지만·자동화 안 함)
판정이 애매한 업무는 내가 무엇을 더 알려 주면 판단할 수 있는지 따로 적어 줘.
규칙이 흐리다고 본 업무는, 규칙을 분명하게 만들려면 무엇을 정해야 하는지 질문 두세 개로 적어 줘.
막히면 이렇게
| 증상 | 원인 | 처방 |
|---|---|---|
| 동그라미가 하나도 없다 | 업무를 너무 크게 적었다 | "월말 결산"을 "카드 내역 모으기", "부서별 합계 표 만들기"처럼 쪼갠다. 쪼갠 조각 중에는 동그라미가 나온다 |
| 가장 귀찮은 일이 "자동화 안 함"으로 나왔다 | 귀찮음은 판단이 많다는 신호다 | 그 일 안에서 판단이 없는 앞부분(자료 모으기, 표 만들기)만 떼어 후보로 삼는다 |
| 규칙이 분명하다고 적었는데 설명이 길어진다 | 예외가 규칙보다 많다 | 규칙부터 글로 정리하고, 제5부처럼 스킬로 만든 다음 자동화를 생각한다 |
스스로 점검
- ☐ 첫 자동화 후보를 고른 이유를 "규칙"과 "되돌림" 두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가.
- ☐ 밖으로 나가는 일에 "초안까지만"을 붙였는가.
- ☐ 하지 말 일의 목록이 팀이 볼 수 있는 곳에 있는가.
점검 해설 보기
- "규칙이 분명해서 결과를 보고 맞다 틀리다를 말할 수 있고, 틀려도 고치면 된다"처럼 규칙과 되돌림을 모두 넣어 이유를 말하면 통과다. "시간이 가장 많이 들어서"가 먼저 나온다면 「왜 이 두 기준인가」와 「현장 장면」의 박 과장 이야기를 다시 읽는다.
- 결과가 회사 밖으로 나가거나 돈·파일이 움직이는 업무마다 "초안까지만" 또는 "자동화 안 함"이 붙어 있으면 통과다. 견적 회신 메일처럼 밖으로 나가는 일에 "바로 자동화"가 붙었다면 두 기준을 겹친 네 경우 표를 보고 다시 판정한다.
- 다섯 줄 이내의 하지 말 일 목록이 팀 프로젝트 지침이나 공유 문서 맨 위에 붙어 있고, 동료 한 명이 읽었으면 통과다. 내 메모에만 있다면 「하지 말 일의 목록」을 다시 읽고 기밀, 개인정보, 사람 평가, 돈, 법적 책임을 기준으로 적어 팀이 보는 곳으로 옮긴다.
기억할 것
- 규칙이 분명하고 되돌릴 수 있는 일부터. 둘 중 하나라도 아니면 초안까지만 자동화한다.
- 시간이 많이 드는 일과 자동화하기 좋은 일은 다르다. 첫 자동화는 가장 덜 위험한 일에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