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 첫 대화와 제대로 묻는 법

10단계맥락과 본보기를 함께 건네기

누가 읽는지, 왜 필요한지는 문장으로 말하고, 말투와 형식은 잘 쓴 글 한 편으로 보여 준다.

걸리는 시간 · 읽기 약 10분 · 따라 하기 약 30분 · 난이도 ★☆☆ 기본

이 단계를 마치면

  • 어떤 요청에든 "누가 읽는가"와 "왜 필요한가"를 사실로 적어 붙일 수 있다.
  • 자료를 여럿 줄 때 무엇이 기준이고 무엇이 참고인지 정해 줄 수 있다.
  • 예시로 말투와 형식을 전하되, 예시의 내용은 따라오지 않게 할 수 있다.

내가 쓴 요청을 나는 완벽하게 이해한다. 누구에게 보낼 글인지, 왜 하필 지금 이 일을 하는지 내 머릿속에서는 너무나 분명하다. 바로 그래서 적지 않는다. 그런데 Claude는 그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없다. 반대 방향의 문제도 있다. "간결하지만 딱딱하지 않게", "전문적이되 친근하게"라고 공들여 적었는데, 내가 생각한 간결함은 세 문장이고 Claude가 생각한 간결함은 두 문단이다. 앞의 것은 말하지 않아서, 뒤의 것은 말로만 해서 생기는 어긋남이다. 이 단계는 둘을 함께 푼다.

맥락이 정하는 것들

읽는 사람을 알면 말의 높이가 정해진다. 사장에게 올리는 글과 현장 직원에게 돌리는 글은 내용이 같아도 단어가 다르다. 목적을 알면 무엇을 앞에 둘지가 정해진다. 결재를 받으려는 글은 요청이 먼저, 사과하는 글은 사과가 먼저 온다. 지금까지의 사정을 알면 피해야 할 것이 보인다. 맥락이 없으면 Claude는 적당히 교양 있는 일반인이 정보를 얻으려 읽는다고 가정하고, 그 결과 문장은 매끄러운데 어딘가 겉도는 글이 나온다. 틀린 문장이 하나도 없으니 왜 겉도는지 지적하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요청마다 두 문장을 습관처럼 붙인다. 첫 문장은 누가 읽는가, 두 번째 문장은 왜 필요한가. 두 번째는 "읽고 나서 그 사람이 무엇을 하기를 바라는가"로 바꿔 써도 좋다. 결재해 주기를, 일정을 비워 두기를, 불만을 거두기를. 손에 익으면 세 번째 문장으로 지금까지의 사정을 더한다. "지난달 같은 공지를 보냈는데 문의가 많았다", "고객이 이미 두 번 항의했다" 같은 문장 하나가 글의 온도를 바꾼다.

맥락은 사실로 적어야 힘을 쓴다. "중요한 고객이다", "민감한 사안이다"에는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민감한지가 빠져 있다. "올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이고, 지난 분기에 납기 지연으로 한 번 항의했다"로 바꾸면 Claude는 무엇을 조심해야 할지 안다.

자료를 함께 줄 때는 무게도 함께 준다. 옛 규정과 새 규정을 함께 올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둘이 뒤섞인 답이 나올 수 있다. "새 규정 원문이 기준이고 나머지는 참고다. 어긋나면 기준을 따른다"라고 적는다. 매번 같은 자료를 올린다면 5단계의 프로젝트 지식에 넣어 두면 된다. 이름을 "A사"로, 금액을 가공한 값으로 바꿔도 맥락은 대부분 살아남으니, 올리기 전에 8단계의 기준을 확인하자.

말로 안 되는 것은 보여 준다

말투와 형식은 말로 설명하기가 유난히 어렵다. 쓰는 사람마다 같은 단어를 다르게 읽기 때문이다. "좀 더 부드럽게." "아, 너무 부드러운데." "조금만 더 단단하게." 이렇게 몇 번 오가다 지쳐서 결국 직접 고쳐 쓴다. 이 문제는 예시 하나로 단번에 풀린다. 마음에 들었던 보고서 한 단락, 고객이 고맙다고 했던 답장 한 통을 붙여 넣고 "이런 식으로"라고 하면 문장 길이, 존댓말의 높이, 숫자를 쓰는 방식, 단락을 나누는 법이 한꺼번에 전해진다. 신입에게 보고서 쓰는 법을 한참 설명하느니 잘 쓴 보고서 한 부를 건네는 편이 빠른 것과 같다.

예시는 힘이 센 만큼 조심할 점도 있다.

  • 내용까지 따라올 수 있다. 예시에 배송 지연 이야기가 있으면 전혀 다른 문의에도 배송 이야기가 섞여 든다. "형식과 말투만 따르고 내용은 따르지 마라"라고 적고, 예시를 <예시> 같은 표시로 감싸 경계를 분명히 한다.
  • 하나뿐이면 버릇까지 따라온다. 예시가 마침 세 단락이면 모든 답이 세 단락이 된다. 성격이 조금씩 다른 예시를 두세 개 주면 공통된 결만 남는다.
  • 좋은 글에서 골라야 한다. 손에 잡히는 아무 글이나 주면 그 글의 약점까지 배운다. 계약으로 이어진 제안 메일, 문의가 적게 들어왔던 공지, 한 번에 결재가 난 기안서처럼 읽은 사람이 좋게 반응한 글이 가장 믿을 만하다.
  • 지울 것을 지운다. 고객 이름과 계약 금액은 물론 메일 서명, 첨부 파일 이름, 아래에 인용된 앞 메일까지 확인한다.

맥락과 예시는 서로의 빈틈을 메운다. 예시는 감을 주지만 이번 상황이 무엇인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처음 써 보는 종류의 글처럼 마땅한 예시가 없을 때는 맥락과 설명으로 가고, 분량이나 금지어 같은 규칙은 예시가 있더라도 문장으로 따로 적는다. "위 예시처럼 쓰되, 환불 금액은 확정해 말하지 마라" 같은 식이다.

말로 한참 설명해도 안 되던 일이 맥락 두 문장과 답장 한 통으로 풀린 사례가 있다.

현장 장면

온라인 가전 판매 회사 고객지원팀 최 팀장의 받은편지함에는 오늘도 불만 문의가 쌓여 있었다. 답장 초안만이라도 Claude에게 받으면 팀원들이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원하는 바를 설명으로 전했다.

"사과는 짧게, 해결책은 구체적으로, 과장된 표현 없이 답장 써줘. 문의 내용: 설치 기사가 약속 시간에 오지 않았다."

답장은 "고객님께 큰 불편을 드려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립니다"로 시작해 사과만 세 문장이 이어졌다. 해결책은 "빠른 시일 내에 조치하겠습니다"가 전부였다. "더 짧게"라고 한 번 더 부탁하자 사과는 줄었지만 해결책은 여전히 흐릿했다. 최 팀장이 말한 "짧게"와 "구체적으로"를 Claude는 전혀 다르게 읽고 있었다.

최 팀장은 방법을 바꿨다. 먼저 맥락 두 문장을 적었다. "이 고객은 기사 방문을 위해 반차를 냈는데 헛걸음했다. 읽고 나서 재방문 일정을 바로 잡아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난달 고객이 고맙다고 회신해 온 답장 한 통을 찾아, 고객 이름과 주문 번호, 기사 이름, 자기 직통 번호를 지우고 붙여 넣었다. 그 답장은 사과가 딱 한 문장이었고, 곧바로 "내일 오전 재방문을 잡았습니다. 이 시간이 어려우시면 이 메일에 가능한 시간을 적어 주세요"로 넘어갔다. "위 답장과 같은 결로 써줘. 형식과 말투만 따르고 내용은 새 문의에 맞춰."

이번에는 사과 한 문장, 재방문 제안, 선택지, 연락처 순서로 답이 나왔다. 그런데 뜻밖의 것이 하나 따라왔다. 예시에 있던 "내일 오전"이라는 시간대였다. 새 문의의 고객은 평일 낮에 집에 없다고 분명히 적었는데도 말이다. 최 팀장은 "재방문 시간은 예시를 따르지 말고, 고객이 적은 사정에 맞춰 두 가지 선택지로 제안해"를 더했다. 세 번째 답은 날짜만 고치면 보낼 수 있었다.

그 뒤로 최 팀장은 성격이 다른 답장 두 통을 더 골라 모두 세 통을 예시 묶음으로 저장했다. 요즘 답장 초안은 고객 사정 두 문장과 이 묶음, 그리고 "내용은 따르지 마라" 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따라 하기

  1. 9단계에서 쓴 프롬프트를 열고, 왜 항목에 "누가 읽는가"와 "왜 필요한가"가 사실로 적혀 있는지 본다. 형용사로만 쓴 곳은 사실로 바꾸고, "지금까지의 사정"을 한 문장 더한다. - 성공 기준: 세 문장 모두 구체적인 명사가 들어 있고, 셋째 문장을 읽으면 무엇을 피해야 할지 짐작할 수 있다.
  2. 관계있는 자료가 여럿이면 올리면서 무엇이 기준인지 적는다. - 성공 기준: 올린 자료에 실명, 실제 금액, 계약 조건이 남아 있지 않고, 기준 자료가 하나로 정해져 있다.
  3. 같은 종류의 글 가운데 읽은 사람이 좋게 반응한 글 하나를 찾아 이름, 금액, 서명, 인용된 앞 메일을 지운다. - 성공 기준: 이 글만 보고는 어느 회사, 어느 고객인지 알 수 없다.
  4. 아래 첫 번째 프롬프트에 맥락과 예시를 넣어 새 대화에서 던진다. 예시의 내용이 따라왔다면 그 세부를 지목해 "이 부분은 예시를 따르지 마라"를 더한다. - 성공 기준: 결과가 예시의 결을 따르고, 새 과제에 없는 사실이 하나도 없다.
  5. 성격이 다른 예시를 하나 더 모아 두 번째 프롬프트로 공통 규칙을 뽑아 저장한다. - 성공 기준: 쓰는 방식에 관한 규칙 다섯 가지가 메모장에 있다. 15단계에서 지침으로 옮긴다.

복사해 쓰는 프롬프트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누구]다. 그 사람들은 [무엇을 이미 알고 / 무엇을 모른다].
이 글이 필요한 이유는 [왜]다. 읽고 나서 그 사람들이 [무엇을 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의 사정: [지난번에 있었던 일, 피해야 할 것].
첨부한 [자료 이름]이 기준이다. 나머지는 참고만 하고, 어긋나면 기준 자료를 따른다.

아래 예시는 우리 팀이 좋다고 판단한 [글 종류]다. 형식, 말투, 문장 길이, 단락 나누는 법만 따르고 내용은 따르지 마라.
<예시>
[개인정보를 지운 예시 글]
</예시>

위 조건으로 [해 달라는 일]을 해줘. 예시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끝에 한 문장으로 알려줘.
아래 예시 글들의 공통된 말투와 형식을 규칙 다섯 가지로 뽑아줘. 내용은 요약하지 말고 쓰는 방식만 적어줘. 나중에 이 규칙을 프로젝트 지침에 넣을 것이다.

<예시1>
[예시 글]
</예시1>
<예시2>
[예시 글]
</예시2>

막히면 이렇게

증상 원인 처방
문장은 매끄러운데 겉돈다 읽는 사람과 목적이 빠져 무난한 독자를 가정했다 "누가 읽는가", "왜 필요한가" 두 문장을 붙인다
옛 규정과 새 규정이 섞여 나온다 무엇이 기준인지 말하지 않았다 "이 자료가 기준, 어긋나면 기준을 따른다"를 적는다
"부드럽게", "짧게"를 몇 번 말해도 원하는 말투가 안 나온다 말투를 형용사로만 설명했다 잘 쓴 글 한 편을 예시로 붙인다
새 글에 예시의 사실이 섞여 나온다 형식과 내용의 경계를 말하지 않았다 예시를 표시로 감싸고 "내용은 따르지 마라"를 적는다. 따라온 세부는 콕 집어 말한다
모든 답이 예시와 똑같은 길이, 똑같은 단락 수다 예시가 하나뿐이라 버릇까지 따라왔다 성격이 다른 예시를 두세 개 준다

스스로 점검

  • ☐ 지금 쓰는 요청에 "누가 읽는가"와 "왜 필요한가"가 사실로 적혀 있는가?
  • ☐ 자료를 둘 이상 올릴 때 어느 것이 기준인지 적었는가?
  • ☐ 예시를 붙이기 전에 지울 것을 지우고, "형식만 따르고 내용은 따르지 마라"를 붙였는가?
점검 해설 보기
  1. "중요한 고객이다" 같은 형용사 대신 누가 읽는지와 왜 필요한지가 구체적인 사실로 적혀 있으면 통과다. 형용사만 있다면 「맥락이 정하는 것들」의 셋째 문단처럼 사실로 바꾸고, 지금까지의 사정을 한 문장 더한다.
  2. 자료가 둘 이상일 때 "이 자료가 기준이고 나머지는 참고다. 어긋나면 기준을 따른다"에 해당하는 문장이 요청에 있으면 통과다. 없다면 그 문장을 넣고, 매번 같은 자료라면 5단계 프로젝트 지식으로 옮긴다.
  3. 예시 글에서 이름, 금액, 서명, 인용된 앞 메일이 모두 지워져 있고 "형식과 말투만 따르고 내용은 따르지 마라"가 붙어 있으면 통과다. 예시의 내용이 결과에 따라왔다면 「말로 안 되는 것은 보여 준다」의 주의점을 다시 읽고, 따라온 세부를 지목해 따르지 말라고 적는다.

기억할 것

  • 누가 읽는지, 왜 필요한지, 이 두 문장은 빼지 않는다. 맥락은 형용사 대신 사실로 쓴다.
  • 자료를 여럿 줄 때는 무엇이 기준인지 말해 준다.
  • 말투와 형식은 보여 준다. 예시는 읽은 사람이 좋게 반응한 글에서 고르고, 내용은 따르지 않게 한다.
v2026.09.27.5 · 2026년 9월 27일 기준 · CEO비즈니스스쿨 김문수 교수 · 기능과 화면은 자주 바뀝니다. 책과 화면이 다르면 부록의 공식 문서가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