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부 · 알아서 돌아가게 만들기
월요일 아침, 출근해 노트북을 열었더니 지난주 실적 요약이 벌써 폴더에 들어 있다. 밤사이 들어온 고객 문의는 유형별로 나뉘어 시트에 쌓여 있고, 급한 두 건은 담당자 채널에 알림까지 가 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말이다.
제5부에서 반복 업무를 스킬로 정리했고, 제7부에서 메일·문서 창고·메신저를 Claude에 연결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늘 내가 먼저 말을 걸어야 했다. 대화창을 열고, 할 일을 적고, 결과를 받았다. 제8부에서는 그 첫마디를 시간과 사건에 넘긴다. 월요일 아침이 되면, 새 메일이 오면, 폴더에 파일이 올라오면 일이 저절로 시작되게 한다.
자동화에 새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다. 이미 만든 스킬과 연결자를 정해진 시각이나 사건에 묶어 두면 된다. 그래서 이 부는 앞 부의 결과물을 재료로 쓴다. 만들어 둔 스킬이 없거나 연결해 둔 연결자가 하나도 없다면, 제5부와 제7부로 돌아가 하나씩 만들어 오는 편이 빠르다. 재료 없이 자동화부터 짜면 무엇을 돌릴지 모르는 빈 틀만 남는다.
'저절로'라는 말을 사람이 빠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바뀌는 것은 사람이 서는 곳이다. 손으로 할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 붙어 있었지만, 자동화한 뒤에는 세 곳에만 선다. 무엇을 돌릴지 정하는 처음, 밖으로 나가기 직전의 승인, 멈췄을 때 알아채는 점검. 이 부의 열 단계는 이 세 곳을 차례로 만들어 간다.
순서는 이렇다. 71단계에서 자동화할 일을 고르고, 72단계에서 손으로 한 순서를 여섯 줄로 적는다. 73단계에서 언제 시작할지 정하고, 74단계에서 정해진 때 도는 작업을 하나 예약한다. 75단계와 76단계에서는 외부 자동화 도구의 흐름 속에 Claude를 한 단계로 넣어, 메일 한 통이 시트의 한 행이 되기까지를 끝까지 이어 본다. 77단계부터 79단계까지는 그 흐름을 안전하게 다듬는다. 승인 단계를 두고, 실패 알림을 달고, 비용을 계산한다. 마지막 80단계에서는 부서 전체로 시야를 넓혀 자동화 지도를 그린다.
이 부에서는 두 흐름을 끝까지 따라간다. 하나는 사람이 생각하는 순서인 설계의 여섯 줄이다. 무엇을 얻으려는가, 재료는 어디 있는가, 어떤 지시를 주는가, 무엇이 나오는가, 누가 보는가, 누구에게 가는가. 다른 하나는 기계가 움직이는 순서인 여섯 단계다. 새 메일, 내용 꺼내기, Claude에게 넘기기, 분류·요약, 시트 기록과 담당자 알림, 보관. 앞의 여섯 줄을 제대로 적어 두면 뒤의 여섯 단계는 거의 옮겨 적기만 하면 된다.
이 부를 마치면 정해진 때 저절로 도는 흐름 하나가 손에 남는다. 그 곁에는 세 가지가 함께 붙는다. 흐름이 멈췄을 때 알려 주는 장치, 밖으로 나가기 전에 내가 누르는 승인 버튼, 한 달에 얼마가 드는지 계산한 표. 이 셋이 빠진 자동화는 사실상 방치에 가깝다.
이 부의 단계
- 71자동화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규칙이 분명하고, 틀려도 되돌릴 수 있는 일부터 자동화한다.★☆☆ 기본
- 72손으로 한 순서가 곧 설계도다손으로 한 번 해 본 순서를 그대로 적으면 그것이 설계다.★★☆ 실무
- 73트리거: 언제 시작할 것인가시작 신호는 네 가지다. 시각, 새 메일, 새 파일, 버튼.★★☆ 실무
- 74정해진 때 저절로 도는 작업매주 월요일 아침 보고서를 예약해 둔다.★★☆ 실무
- 75외부 자동화 도구에 Claude 연결하기Zapier·Make·n8n에서 Claude를 한 단계로 부른다.★★★ 심화
- 76메일 요약 → 시트 기록메일 한 통이 시트의 한 행이 되기까지 끝까지 이어 본다.★★★ 심화
- 77마지막 버튼은 사람이 누른다보내기·결제·삭제 앞에는 반드시 승인 단계를 둔다.★★★ 심화
- 78조용한 실패를 알아채는 법조용히 멈춘 자동화가 가장 위험하다. 실패 알림부터 만든다.★★★ 심화
- 79비용과 한도 계산하기몇 번 돌고 얼마 드는지부터 계산한다.★★★ 심화
- 80우리 부서 자동화 지도반복 업무를 모두 적고, 자동화할 순서를 매긴다.★★★ 심화
제8부를 마치며
제8부에서 한 일을 돌아보자. 자동화할 일을 골랐고, 손으로 한 순서를 여섯 줄로 적었고, 시작 신호를 정해 흐름을 시간과 사건에 연결했다. 그리고 그 흐름이 밖으로 함부로 나가지 않도록, 조용히 멈추지 않도록, 청구서로 놀라게 하지 않도록 세 겹의 장치를 붙였다. 아래 목록에서 표시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해당 단계로 돌아간다.
- ☐ 규칙이 분명하고 되돌릴 수 있는 업무 하나를 골라 여섯 줄(무엇을 얻으려는가·재료는 어디 있는가·어떤 지시를 주는가·무엇이 나오는가·누가 보는가·누구에게 가는가)로 적었다.
- ☐ 그 업무를 한 번 손으로 돌려 결과를 확인한 뒤, 정해진 때 도는 작업으로 예약했다.
- ☐ 새 메일 → 내용 꺼내기 → Claude에게 넘기기 → 분류·요약 → 시트 기록과 담당자 알림 → 보관의 여섯 단계를 샘플 메일로 끝까지 이었다.
- ☐ 밖으로 나가거나 되돌릴 수 없는 단계 앞에 승인 단계를 두었고, 무엇을 보고 누르는지 적었다.
- ☐ 흐름이 멈추거나 결과가 비었을 때 두 사람 이상에게 알림이 오게 만들었다.
- ☐ 한 달 실행 횟수 × 1회 비용을 공식 요금표와 실제 사용량으로 계산해 적었다.
- ☐ 부서 자동화 지도를 그리고 담당자 이름을 붙였다.
이 부의 과제
과제: 저절로 도는 흐름 하나와 그 운영 서류
부서의 실제 반복 업무 하나를 골라, 정해진 때나 사건에 맞춰 저절로 도는 흐름을 만들고 몇 주 운영한다. 실습 중에는 회사 기밀이나 고객 개인정보가 없는 샘플 자료를 쓰고, 실제 자료에 붙이기 전에 회사 규정과 IT 담당의 확인을 받는다.
제출물은 다섯 가지다.
- 여섯 줄 설계서. 무엇을 얻으려는가부터 누구에게 가는가까지 여섯 줄. 손으로 할 때 찾아낸 판단이 규칙으로 들어 있어야 한다.
- 흐름 그림 한 장. 시작 신호부터 보관까지의 단계를 순서대로 그리고, 단계마다 "자동화" 또는 "사람"을 표시한다. 승인 단계와 실패 알림이 어디에 붙는지 보여야 한다.
- 실행 기록. 흐름이 정해진 때 돌아 만든 결과물 세 번 이상. 결과마다 읽은 원본 건수가 적혀 있고, 사람이 원본과 대조한 숫자 하나에 표시가 되어 있다.
- 비용 계산표. 한 달 실행 횟수, 몰리는 날 횟수, 1회 사용량, 1회 비용, 한 달 비용. 요금표를 본 날짜가 함께 적혀 있다.
- 부서 자동화 지도. 80단계의 항목을 채운 표. 이번에 만든 흐름이 첫 행에 있고, 다음 순서의 업무 하나에 주인과 날짜가 적혀 있다.
완료 기준은 다음과 같다.
- 흐름이 사람이 누르지 않아도 정해진 때나 사건에 맞춰 세 번 이상 돌았다.
- 흐름 어디에도 승인 없이 밖으로 보내거나, 결제하거나, 지우는 단계가 없다.
- 일부러 실패시켜 봤을 때(원본 이름을 잠시 바꾸는 등) 두 사람 이상이 알림을 받았다.
- 자료가 없을 때 빈 결과 대신 "없음"을 적은 메모가 남는다.
- 흐름에 주인 한 명과 대신 볼 사람 한 명의 이름이 붙어 있다.
다음 제9부에서는 새 도구를 배우지 않는다. 지금까지 익힌 스킬, Cowork, 연결자, 자동화, 그리고 제3부의 Claude Code와 제4부의 Claude in Chrome을 경영 보고, 영업, 인사, 고객 지원 같은 부서의 실제 업무에 대 본다. 거기서도 핵심은 맡기고 판단하는 법이다. 이 부에서 익힌 습관은 부서 업무에서도 그대로 쓰인다. 계획을 먼저 받아 읽고, 되돌릴 수 있게 해 두고, 다 됐다는 말 대신 직접 돌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