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 첫 대화와 제대로 묻는 법

8단계다섯 칸 질문 틀

누구로서, 왜, 무엇을, 어디까지, 어떤 형식으로. 다섯 항목을 차례로 채웁니다.

걸리는 시간 · 읽기 약 10분 · 따라 하기 약 30분 · 난이도 ★☆☆ 기본

이 단계를 마치면

  • 실망스러운 답을 받았을 때 질문에서 빠진 조건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 어떤 요청이든 다섯 항목으로 나눠 쓰고, 어느 항목이 비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 일의 무게에 따라 각 항목을 얼마나 자세히 채울지 정할 수 있습니다.

Claude의 답이 밋밋하게 느껴질 때 사람들은 대개 모델을 탓합니다. 더 좋은 모델로 바꾸거나 같은 질문을 한 번 더 던집니다. 그런데 그 답을 찬찬히 뜯어보면 틀린 말은 거의 없습니다. 질문이 넓었으니 답도 넓게 나왔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넓은 질문을 받은 Claude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빈칸은 평균값으로 채워진다

새로 온 비서에게 "교육 계획 좀"이라고만 말하면 비서는 되묻습니다.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 언제까지인지, 예산은 있는지. 되물을 수 없다면 자기가 아는 가장 흔한 교육 계획을 들고 옵니다.

Claude도 되물을 줄 알지만, 따로 부탁하지 않으면 대개 빈칸을 그럴듯한 평균값으로 채우고 곧장 답을 냅니다. 회사 규모를 모르면 중간 규모로, 읽을 사람을 모르면 일반 독자로, 분량을 모르면 적당히 길게. 평균값으로 채운 답은 평균적인 회사에만 들어맞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평균적인 회사는 없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면 같은 질문을 몇 번이고 다시 던지며 비슷한 답만 모으거나, "AI는 우리 일에 안 맞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떠납니다. 알고 보면 "내 질문이 우리 일을 담지 못했다"였던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질문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오늘 입사한 사람에게 내 질문 한 문장만 건넨다면 되묻지 않고 일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Claude가 앉아 있는 곳이 바로 그 신입의 책상입니다.

빠뜨리는 조건에는 버릇도 있습니다. 영업은 고객이 누구이고 거래가 어느 단계인지를, 재무는 숫자의 기준 시점과 단위를, 인사는 대상 직군을, 기획은 이미 검토하고 버린 안을, 경영진은 읽는 사람과 분량과 형식을 자주 빼먹습니다. 내 업무에서 자주 빠지는 조건 두세 개만 알아 두어도 질문이 달라집니다.

칼럼에서 읽기 「AI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개발언어는?」

“무엇이 어떻게 되면 잘된 것인지 적어야 관리하고 측정할 수 있다. 애매하게 적으면 애매한 것이 나온다. 그동안 조직이 애매하게 말하고도 굴러간 이유는 중간에서 사람이 알아서 해석해 줬기 때문이다. 그 완충재가 사라지는 시대가 되었다.”

칼럼에서는 회사가 AI에게 건네는 업무명세서를 두고 한 말이지만, 질문 한 문장에도 똑같이 들어맞습니다. 되묻지 않고 곧장 답하는 Claude 앞에는 빠진 조건을 대신 메워 주던 사람이 없습니다. 다섯 항목은 그 빈칸을 미리 채워 두는 도구입니다.

CEO경제신문, 2026.08.30

다섯 항목이 하는 일

비행기 조종사는 수천 번 이륙해 본 베테랑이라도 이륙 전에 점검표를 소리 내어 읽습니다. 알면서도 빠뜨리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질문도 마찬가지여서, 무엇을 넣어야 빠짐이 없는지를 매번 떠올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틀을 미리 정해 둡니다.

누구로서는 Claude가 어떤 입장에서 답할지를 정합니다. "너는 중견 제조사의 인사팀장이다"라고 쓰면 쓰는 말과 따지는 기준이 그 역할에 맞춰집니다. 인사팀장은 규정과 형평을, 영업본부장은 고객과 매출을 따집니다. "20년 차 구매 담당자"처럼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왜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누가 읽는지, 어디에 쓰는지,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적습니다. 답을 가장 크게 바꾸면서도 가장 자주 비는 항목이어서 9단계에서 따로 다룹니다.

무엇을에는 해 달라는 일 하나를 적고, 끝은 반드시 동사로 맺습니다. "정리해 줘", "비교해 줘", "초안을 써 줘". "~에 대해"로 끝나면 설명을 달라는 것인지 결과물을 달라는 것인지 흐려집니다. 동사가 둘이면 일도 둘입니다. "분석하고 보고서를 써 줘"라면 분석을 먼저 받아 확인한 뒤 보고서를 받는 편이 대개 낫습니다.

어디까지는 넘지 말아야 할 선입니다. 분량, 피할 표현, 반드시 들어갈 항목, 쓰면 안 되는 자료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 책에서 매번 넣는 문장도 하나 있습니다. "내가 준 자료에 없는 사실은 만들지 말고, 모르면 모른다고 적어 줘."

어떤 형식으로는 결과물의 생김새입니다. 표인지 목록인지 문단인지, 분량은 얼마인지, 말투는 어떤지를 정합니다. 10단계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순서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누구로서와 왜를 먼저 주면 Claude는 할 일을 읽는 순간 이미 상황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부탁할 때도 "이런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부터 꺼내지 않습니까? 형식을 맨 뒤에 두면 답을 쓰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읽힙니다. 매번 같은 순서로 쓰다 보면 빠진 항목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누구로서Claude가 답할 입장왜누가 읽고 어디에 쓰는지무엇을해 달라는 일 하나, 동사로어디까지분량, 피할 표현, 쓰면 안 되는자료어떤 형식으로표·목록·문단, 분량, 말투
그림 3 · 누구로서부터 형식까지, 다섯 항목을 늘 같은 순서로 채웁니다

항목을 얼마나 자세히 채울까

항목마다 한두 문장이면 충분한 일이 많습니다. 지켜야 할 습관은 하나, 비워 두지 않는 것입니다. 비웠다면 일부러 비운 것이어야 합니다.

일의 종류 반드시 채울 항목 짧게 넘어가도 되는 항목
사내 메신저 답장, 간단한 메일 왜, 무엇을 누구로서, 어떤 형식으로
결재 문서, 대외 문서 다섯 항목 모두 없음
판단이 필요한 일 (비교, 검토) 다섯 항목 + 어디까지에 "확인된 것과 추정한 것을 나눠 적어" 없음
아이디어 넓히기 왜, 무엇을 어디까지는 일부러 느슨하게

직급에 따라 비는 항목도 다릅니다. 실무자는 무엇을과 형식은 잘 쓰는데 왜를 빼먹습니다. 위에서 내려온 일이라 배경을 자세히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윗사람에게 한 번 물어보는 편이 오히려 일을 줄입니다. 임원은 반대로, 왜는 분명한데 원하는 형식을 머릿속에만 두고 말로 꺼내지 않습니다.

틀이 실제로 얼마나 차이를 내는지, 이사회 보고를 앞둔 재무팀장의 책상으로 가 봅시다.

현장 장면

이사회를 사흘 앞둔 오후, 중견 유통사 재무팀 박 팀장은 월간 실적 요약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시간을 아끼려고 Claude에게 짧게 맡겼습니다. "첨부한 월간 실적 자료 요약해줘."

돌아온 답은 매출, 영업이익, 부문별 실적을 차례로 늘어놓은 긴 목록이었습니다. 숫자는 자료와 정확히 맞았습니다. 하지만 박 팀장은 알았습니다. 이사들은 이것을 읽지 않습니다. 결론은 어디에도 없었고, 지난달 이사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원가 이야기는 목록 중간에 한 문장으로 묻혀 있었습니다. 같은 요청을 한 번 더 던져 봤지만 순서만 조금 바뀐 목록이 왔습니다. 모델을 바꿔 볼까 하다가, 박 팀장은 자기 요청을 다시 읽었습니다. 이사회용이라는 말도, 원가 이야기도, 원하는 분량도 거기엔 없었습니다.

그는 다섯 항목에 맞춰 다시 썼습니다.

  • 누구로서: 재무팀 시니어 분석가.
  • 왜: 이사회 보고용입니다. 이사들은 숫자보다 흐름을 원합니다. 지난달 원자재 가격 때문에 원가 질문이 많았습니다.
  • 무엇을: 첨부한 월간 실적 자료를 요약해 줘.
  • 어디까지: 올린 자료에 없는 숫자는 만들지 말 것. 전문 용어는 풀어 쓸 것. 원가 흐름은 반드시 넣을 것.
  • 어떤 형식으로: 한 페이지 분량, 첫 문장에 결론, 그 아래 근거 세 가지, 마지막에 이사들이 물을 만한 질문 두 개.

이번 답은 첫머리에 "매출은 늘었지만 원가 상승으로 이익률이 줄었다"를 두고, 원가 항목을 따로 떼어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근거 가운데 하나에서 박 팀장의 눈이 멈췄습니다. "업계 전반의 흐름과 비슷하다." 올린 자료에는 업계 자료가 없었습니다. 이사 한 명이 "어느 자료에 나온 얘기냐"고 묻는다면 답할 말이 없는 문장이었습니다. 박 팀장은 "업계 비교 문장은 빼. 자료에 없는 비교다"라고 지적해 고쳤습니다. 어디까지에 적어 둔 금지선 덕분에 어긋난 문장을 잡아낼 기준도 분명했습니다. 끝에 붙은 예상 질문 두 개는 회의 준비에 그대로 썼습니다.

모델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였습니다. 바뀐 것은 질문뿐입니다.

따라 하기

  1. 최근에 던졌다가 실망한 질문이나, 이번 주에 해야 할 문서 작업 하나를 짧은 요청으로 적습니다. - 성공 기준: 결과물을 받을 사람과 마감이 있는 일입니다.
  2. 그 요청을 아래 두 번째 프롬프트에 넣어 비어 있는 항목을 확인합니다. - 성공 기준: 빠진 조건이 세 개 이상 드러납니다.
  3. 첫 번째 틀에 다섯 항목을 채웁니다. 항목마다 한두 문장으로 쓰고, 기밀 자료는 가공한 샘플로 바꿉니다. - 성공 기준: 다섯 항목 모두 적혀 있고, 무엇을 항목이 동사 하나로 끝납니다. 오늘 입사한 사람이 읽어도 되묻지 않고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4. 짧은 요청과 다섯 항목 요청을 각각 새 대화에서 던지고, 달라진 부분이 어느 항목 덕분인지 표시합니다. - 성공 기준: "이 문단은 왜 항목 때문에 달라졌다"처럼 항목 이름을 붙여 두세 곳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5. 다섯 항목으로 쓴 프롬프트를 메모장에 저장합니다. 9단계와 13단계에서 다시 씁니다. - 성공 기준: 대괄호만 바꾸면 다음 주에도 쓸 수 있는 형태입니다.

복사해 쓰는 프롬프트

[누구로서] 너는 [회사 종류]의 [직책]이다.

[왜] 이 결과물은 [누가] 읽는다. 필요한 이유는 [왜]. 지금까지 상황은 [배경 한두 문장].

[무엇을] [해 달라는 일 하나를 동사로 끝낸다].

[어디까지]
- [지켜야 할 것]
- [하지 말아야 할 것]
- 내가 준 자료에 없는 사실은 만들지 말고, 모르면 모른다고 적어 줘.

[어떤 형식으로] [표/목록/문단], [분량], [말투].
아래 요청에 답하지 말고, 다섯 항목(누구로서·왜·무엇을·어디까지·어떤 형식으로)으로 나눠 다시 써줘.
내가 적지 않은 항목은 채우지 말고 "[비어 있음: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로 남겨줘.
답에 가장 큰 차이를 만들 빈 항목부터 알려줘.

[내 짧은 요청]

막히면 이렇게

증상 원인 처방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던져도 비슷한 답만 옵니다 빈칸이 그대로라 평균값도 그대로입니다 다시 던지기 전에 빠진 조건부터 찾습니다
답이 교과서처럼 일반적입니다 누구로서와 왜가 비었거나 흐립니다 "중견 제조사 10년 차 인사팀장"처럼 역할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씁니다
설명은 오는데 결과물이 안 옵니다 무엇을 항목이 "~에 대해"로 끝났습니다 "비교해 줘", "초안을 써 줘"처럼 동사로 맺습니다
한 답에 분석과 보고서가 뒤섞여 옵니다 무엇을 항목에 동사가 둘입니다 일을 둘로 나눠 차례로 요청합니다
자료에 없는 숫자가 섞여 나옵니다 어디까지 항목에 금지선이 없습니다 "자료에 없는 사실은 만들지 말고 모르면 모른다고"를 넣습니다

스스로 점검

  • ☐ 짧은 요청을 보고 어느 항목이 비었는지 바로 알아챌 수 있습니까?
  • ☐ 내 업무에서 자주 빠지는 조건 두 가지를 말할 수 있습니까?
  • ☐ 이번 주 업무 하나를 다섯 항목으로 쓴 프롬프트가 저장되어 있습니까?
점검 해설 보기
  1. 짧은 요청 하나를 보고 누구로서, 왜, 무엇을, 어디까지, 어떤 형식으로 가운데 빠진 항목을 곧바로 가려낼 수 있으면 통과입니다. 아직 어렵다면 「복사해 쓰는 프롬프트」의 두 번째 프롬프트에 짧은 요청을 넣어 비어 있는 항목을 표시받아 봅니다.
  2. 내 직무에서 자주 빠뜨리는 조건 두 가지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으면 통과입니다. 떠오르지 않는다면 8단계 앞부분에서 영업, 재무, 인사, 기획, 경영진이 자주 빼먹는 조건을 든 문단을 보고 내 일에 가까운 것을 고릅니다.
  3. 다섯 항목이 모두 채워지고 무엇을 항목이 동사 하나로 끝나는 프롬프트가 메모장에 저장되어 있으면 통과입니다. 없다면 「따라 하기」 3번과 5번을 마치고, 9단계와 13단계에서 다시 쓸 수 있게 대괄호 형태로 저장합니다.

기억할 것

  • 답이 나쁘면 질문부터 의심합니다. 빈칸은 평균값으로 채워집니다.
  • 다섯 칸 질문 틀은 기억 대신 쓰는 점검표입니다. 비운 항목은 일부러 비운 것이어야 합니다.
  • "무엇을"은 동사 하나로 끝냅니다. 동사가 둘이면 일을 둘로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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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2026.09.27.7 · 2026년 9월 27일 기준 · CEO비즈니스스쿨 김문수 교수 · 기능과 화면은 자주 바뀝니다. 책과 화면이 다르면 부록의 공식 문서가 기준입니다.